오늘날 손해보험 업종의 주가가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 일제히 발표한 2위권 손보사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숫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위권 손보사들의 실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우려보다는 양호했지만 장기위험 손해율이 계속 악화되고 있고 GA 채널을 둘러싼 신계약 경쟁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유가증권 매각이익으로 사업비 증가를 메우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이익으로 볼 수 없어 이익의 질이 떨어지고 최근 2년간 신계약을 많이 팔았음에도 장기위험손해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노동가동연한 연장에 따른 보험료 조정이 6월에 이뤄질 경우 시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손해율 상승에 따른 추가 보험료 인상은 3분기 중 이뤄지기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대한 기대는 다시 늦춰지겠지만 그럼에도 방향성 자체가 바닥을 쳤다는 점에서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던 GA 채널의 사업비 경쟁이 치매보험에서 유사암 특약으로 확대되면서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실손보험료를 올리지 못한 것이 올해 내내 손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업황에 대해서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간다면 대형사 위주로 투자한다는 의견이다.
보험업은 업의 특성상 과거에 쌓아올린 계약이 회사의 펀더멘털을 강하게 지탱하고 있어 제조업처럼 특정 제품 군의 성공에 회사 경쟁력을 조기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브랜드 파워, 판매 채널 관리, 언더 라이팅 능력, 자산 운용 능력, 위험 관리 능력 등을 포함한 전사 경쟁력 측면에서 삼성 화재는 2위권사보다 우위에 있는, 2위권사는 중소형사보다 우위에 있다.
물론 이런 측면이 밸류에이션에 반영되고 있지만 업황의 다운 사이클에서 나쁜 기업은 항상 좋은 기업보다 더 많이 망가지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할인이 더 커진다.
손해 보험 업종의 투자가의 입장에서 정부의 규제와 이로 인한 의료 산업 종사자 및 고객의 반작용에 대해서 너무 과소 평가한 것 아닌가 싶다.
흥국 화재의 경우도 지난 달 말 발표할 잠정 실적을 아직 공시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제1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능성이 높다.
지나간 손실은 매몰 비용으로 받아들이고 현 시점에서 포지션 확대/유지/축소에 대한 고민이 다시 필요한 순간이다.